[겉과 속이 다른 네이버②] 네이버, 정보 생태계를 파괴하다

기사입력 2018.02.2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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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적 포털의 한계

"독점은 있고 상생은 없다."
네이버의 확장에 따른 비난이다. 네이버는 독점 운영을 하듯이 뉴스를 지배하고, 검색 결과로 자사의 콘텐츠만을 우선으로 상위 노출한다. 이에 사람들은 네이버가 사회적 책임을 따르지 않는다고 문제를 제기한다. 공정성 시비, 인기검색어 순위 조작 논란, 광고수익 배분 문제, 페이지 편집권 문제에 관해서도 네이버에 책임을 묻는다.

이러한 비판에 네이버는 스스로 ‘포털’로서의 역할을 한다고 강조한다. 네이버는 '포털'이기에 모바일 플랫폼 관련 사업을 확장해나갈 뿐이며 일반 대기업의 형태처럼 전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지는 않는다고 말이다.

하지만 네이버가 주장하는 '포털'은 '네이버식 포털'이다. 포털의 사전적 정의대로라면 네이버는 '관문'의 역할을 해야 하지만, 네이버는 사용자가 네이버 안에 머물 수 있도록 '폐쇄적인 포털'로 만든다. 네이버식 포털은 '폐쇄적 포털'의 다른 말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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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주인공 스파이더맨.
 
영화 '스파이더맨'에는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라는 명대사가 나온다. 유전자 조작 거미에 손등을 물려 신비한 능력을 갖게 된 주인공 파커는 짝사랑하는 여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 그 능력을 돈을 모으는 데 남용한다. "가진 힘이 클수록 책임도 큰 법"이라고 충고하던 삼촌이 강도에게 살해당하자 스파이더맨은 자기 능력을 좋은데 쓰기로 결심하게 된다.

사회에서 나의 존재력이 향상되면 그만큼 짊어져야 할 책임이 크다는 말이다. 현재 네이버는 국내에서 포털로서의 힘이 가장 세다. 인터넷 사용자의 대부분이 네이버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막강한 힘을 가진 네이버는 그 책임을 다하고 있을까.



네이버의 사회적 책임

"인터넷 포털은 언론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실시한 '2016년 언론 수용자 의식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56.4%가 인터넷 포털을 언론으로 인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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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대별 포털 지위 인식. [도표: 연합뉴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여론집중도조사위원회'가 종이신문, TV, 라디오, 인터넷 등 전체 뉴스 매체를 합산해서 발표한 2015년 여론 집중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론영향력 점유율은 네이버가 18.1%로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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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매체 합산 여론영향력 점유율 분포. [이미지: 한국기자협회]
 
KBS 1·2TV 및 다수의 라디오, 인터넷이 있는 KBS 계열은 17.0%로 2위, 조선일보와 TV조선, 조선닷컴 등 조선일보 계열은 8.9%로 3위였다. 동아일보 계열은 7.6%, MBC 계열과 포털 다음은 7.3%, SBS 계열 6.1%, 매일경제 계열 4.8%, 중앙일보 계열 4.7%, YTN 계열 4.5%, 연합뉴스 계열 4.0%로 그 뒤를 이었다.

네이버는 2016년 조사 결과에서도 20.8%로 상승해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네이버는 ‘포털’이기에 사용자와 웹을 연결하는 유통 매체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만약 네이버의 주장처럼 네이버가 언론이 아니더라도 네이버는 언론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2008년 재판부는 네이버에 ‘언론매체’라는 판결을 내렸다. 전여옥 당시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재판부는 네이버가 언론매체의 주요 3가지 기능인 취재ㆍ편집ㆍ배포의 요소 중 편집과 배포의 기능을 충족한다고 보았다.
이는 네이버가 단순히 뉴스 기사를 전달하는 역할에 그치지 않고 언론매체처럼 행동하는 것을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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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네이버 본사.
 
네이버 뉴스는 뉴스편집권, 불공정성과 관련해 꾸준히 비판받아왔다. 뉴스 편집권은 언론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이다. 뉴스를 어디에 배치할 것인가에 따라 기사의 조회 수가 달라지고 사람들의 여론 형성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에 원윤식 네이버 홍보이사는 네이버는 알고리즘에 의해 자동으로 뉴스가 선택되기 때문에 뉴스 편집을 의도적으로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알고리즘은 네이버의 자체적인 알고리즘으로, 명확한 기준이 공개된 바 없다. 또한, 네이버는 이전부터 뉴스의 공공성보다 트래픽을 높일 수 있는 자극적 뉴스를 제공해왔다. 네이버는 폐쇄적 포털이기에 사용자가 네이버 공간 속에 머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2009년, 논란이 거세지자 네이버는 언론사가 직접 선정한 제목과 기사를 네이버 메인페이지에 올리는 뉴스캐스트를 선보이며 대응했다. 기사를 클릭하면 네이버 페이지가 아닌 언론사의 페이지로 연결해 언론사의 권한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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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2009년 시작한 '뉴스캐스트'.
 

하지만 뉴스캐스트에서도 네이버의 영향력은 대단했다. 언론사가 직접 제목을 선정할 때에도 네이버 사용자가 경쟁 언론사의 기사를 선택할까 두려워 더욱 자극적인 제목을 사용했다. 네이버 안에서 언론사는 점점 상업성에 물들게 된 것이다. 네이버의 메인 페이지는 또다시 자극적인 문구로 가득 찼다.

이에 네이버는  2013년 뉴스캐스트를 네이버스탠드로 개편했다. 네이버스탠드는 사용자가 기사가 아닌 언론사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네이버스탠드로 메인페이지의 자극적인 문구를 제거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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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의 '네이버스탠드'
  
하지만 이는 메인페이지의 문제만 해결했을 뿐 뉴스스탠드 내부는 기존의 뉴스캐스트와 별반 다를 바 없었다. 뉴스스탠드 언론사들의 메인페이지가 각기 다른 자극적인 기사로 채워졌기 때문이다. 독자에게 언론사 선택권을 주었지만, 이는 사용자들의 뉴스 소비를 불편하게 만들었다는 의견도 많았다. 이전에는 네이버 메인 페이지에서 바로 기사를 선택할 수 있었지만, 뉴스스탠드에서는 기사를 보기 전에 매체를 선택해야 하는 과정이 하나 더 생겼기 때문이다. 네이버 뉴스 논란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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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사들은 네이버 '뉴스스탠드'의 첫머리에 자극적인 기사를 올린다.
 
네이버는 광고 수익구조의 불공정성에 관한 논란 또한 받아왔다. 2017년 7월 KBS 뉴스는 "네이버의 광고수익이 국내 모든 방송과 신문 광고 매출을 다 합친 것보다 많다"며 언론과 포털의 광고수익을 직접 비교했다.

2014년 기준 사용자 17.5%는 뉴스를 보기 위해 네이버를 이용한다. 하지만 2017년 이전까지 네이버는 기사광고 수익을 언론사에 나눠주지 않았다. 네이버는 1년 단위의 기사 제공 대가만을 지급했을 뿐이다. 이에 네이버는 뉴스 광고를 통해 얻는 매출의 비중은 매우 적으며, 언론사에 기사 제공의 대가(전재료)를 충분히 지급했다고 주장한다.

논란이 거세지자 2017년 7월, 네이버는 언론사 지원 프로그램인 PLUS(Press-Linked User Support)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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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네이버 PLUS' 개념도.
 
하지만 언론사 지원 프로그램으로 내놓은 PLUS마저 광고 수익을 포함하지 않았다. 이전과 비슷하게 언론 기사 트래픽에 따른 수익만으로 한정된 것이다.

네이버 뉴스를 향한 비판과 대응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2017년 7월, 네이버는 언론사에 연간 약 200억 원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댓글 접기 기능과 뉴스 배열방식 다양화를 추진하는 등 다양한 뉴스 관리 개선책을 내놓았다. 이는 그간 변화의 중점이었던 사회적인 책임과 소비자 선택권 강화의 연장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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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등 국내 언론사들은 네이버의 언론사 지원 프로그램 발표 후 네이버의 검색 광고에 따른 불공정 행위를 비판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네이버 자신의 책임을 사용자에게 전가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댓글 삭제와 뉴스 배열의 주체를 바꿈으로써 가치판단의 책임을 사용자에게 돌렸기 때문이다. 네이버뉴스는 끊임없이 변화해왔다. 하지만 언론으로의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것만은 변하지 않았다.



지식iN, 진실은 어디에

"지식은 땅이나 재산처럼 물려받을 수 없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도시에 살든 시골에 살든 누구나 노력한 만큼 정보를 구하고 지식을 습득한다."

네이버의 초대 CEO 이해진의 지식 평등론이다. 지식 평등론이란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평등하게 필요한 지식을 찾고 도움을 주는 것을 의미한다.

"인터넷 시대의 도래와 함께 누구나 필요한 지식을 매우 낮은 비용으로 제공받을 수 있는 환경이 됐다. 토지나 자본보다 평등한 자원인 지식으로 스스로의 경쟁력을 향상하고 부를 창출할 수 있다."

이해진의 말처럼 지식은 가장 평등한 생산수단이어야 하지만, 지식iN의 지식은 네이버에서만 접근 가능했다. 네이버의 닫힌 검색 안에서 사용자가 네이버 밖에 있는 지식에 접근하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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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지식iN' 카테고리.
 
지식iN은 네이버 내부의 지식만을 쌓았을 뿐, 지식을 더 멀리 공유할 수 없었다. 지식iN에서의 지식은 지식 평등에 기여하지 못했고, 이해진이 지향했던 지식 평등은 진정한 의미의 평등에 이르지 못했다. 이해진의 지식 평등론으로 시작한 지식-커뮤니티 지식iN은 본래의 목적도 잃었다. 누구나 원하는 정보를 평등하게 얻는 지식 공간이 저질정보가 범람하는 커뮤니티로 변질되었기 때문이다.

지식iN에는 '내공'을 얻기 위한 잘못된 정보가 쏟아졌다. 정확한 정보일지라도 출처가 없는 무단으로 복제된 글이 넘쳐났다. 답변을 작성하는 정해진 형식과 기준이 없었기에 정보윤리가 벗어난 문화가 조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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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iN'에는 이렇게 사적인 의견을 묻는 질문과 답변이 넘쳐난다. 
 
네이버는 지식iN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지식백과', '전문가 답변', '디렉터리 에디터' 서비스를 도입했다. '지식백과'는 카테고리별로 각 전문가가 내용을 집필해 나가는 전문가 참여형 백과사전이며, '전문가 답변'은 각 분야의 전문가가 지식iN에서 답변해주는 공간이다. 이렇게 지식iN은 답변자의 신뢰성을 높여 저질정보의 범람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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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표3] 지식iN '디렉토리 에디터'의 활동과 자격 기준. 

하지만 '디렉터리 에디터'의 경우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못했다. '디렉터리 에디터'란 질문자가 부적합한 게시물을 올렸을 때 게시글을 바로 삭제하거나 다른 디렉터리로 옮기는 권한을 가진 관리자이다. 문제는 디렉터리 에디터가 되기 위한 기준이 엄격하지 못했다는 데 있다. 디렉터리 에디터가 되기 위한 기준은 지식iN에서 묻고 답한 횟수와 등급이다. 답변의 질이 고려되지 않은 기준이다. 이를 악용하여 불량 게시물을 홍보하는 디렉터리 에디터가 늘어났다. 정보의 수준과 무관한 사람이 지식iN의 책임자가 되어 나타난 결과다. 2017년 3월. 네이버는 결국 디렉터리 에디터 서비스를 중단했다.

현재 네이버는 지식iN의 고객 센터를 아예 없애버렸고, 지식iN 사용자들의 불만 사항을 방관하고 있다. 그리고 다른 서비스를 도입해 새로운 지식을 쌓아가는 데 노력한다. 네이버 지식iN의 ‘묻고 답하는 사람을 연결하여 지식을 제공하는 방식’은 데이터를 확보하는 획기적인 방법이었다. 하지만 지식iN의 본래 목적인 지식에서 멀어지게 되며 그 의미가 변질되었다. 네이버의 지식iN은 더는 진실한 지식을 나누고 베푸는 공간이 아니다.



파워블로그, 자본주의의 폐해

네이버 블로그는 사용자가 직접 자신의 홈페이지에 콘텐츠를 올리고, 다른 이가 찾아와 소통하는 서비스이다.
네이버의 블로그가 인기가 높아지자, 네이버는 ‘파워블로그’ 제도를 도입했다. 파워블로그란 대중들에게 인기가 높아 영향력을 가진 블로그에 주어지는 일종의 명예 타이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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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블로그.
 
그러나 파워블로그는 상업성 논란으로 비판을 받기 시작했다. 상업적 목적을 지닌 사람들이 파워블로거를 광고 수단으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파워블로거들에게 서비스와 제품을 제공하거나 광고료를 지급하고 그 대가로 후기 작성을 좋게 요구했다. 블로그 글은 개인 주관대로 직접 느낀 후기보다 상업적이고 가식적인 후기가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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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블로그에 올라온 광고성 글.
 

공정거래위원회는 지속해서 물의를 일으키는 파워블로거들을 제재했다. 파워블로거는 더는 활동할 수 없게 되었고, 2016년 4월 14일, 네이버는 파워블로그 서비스를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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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지적에 따라 네이버는 2016년 파워블로그 제도를 없앴다.
 
네이버 블로그는 ‘이웃’과 함께 자신의 주관적인 생각이나 좋은 정보를 공유하자는 마음에서 만들어졌다. 파워블로그 또한 그 마음의 연장선이었다. 하지만 파워블로그는 네이버 속의 또 다른 광고수단이 되었다. 이는 양질의 콘텐츠보다 지나치게 상업적인 콘텐츠 위주의 정보를 다루도록 만들었다.
네이버를 닮아 상업적이었던 파워블로거들로 인해, 우리는 더는 파워블로그를 볼 수 없게 되었다. 정보의 제공자인 파워블로거는 그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 파워블로거는 자본주의의 도플갱어 네이버처럼 네이버의 도플갱어가 되어 같은 문제를 반복하고 있다.

브랜드디스코버 네이버 연구팀
윤민정 연구원 routine0506@naver.com
이주아 연구원 lja5802@naver.com
한슬기 연구원 rl5424@naver.com
[브랜드디스코버 연구팀 기자 together@branddiscov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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